수강 전 전화영어, 화상영어가 과연 회화 실력 향상에 효과적인지를 묻는 분들이 많습니다. 대부분 포털을 통해 이미 많이 검색해본 분들이지만, 인터넷상에는 저마다 자기 것들이 좋다는 내용들만 있어서 속 시원한 해답을 얻긴 어렵죠. 사실, 각 회화 교육 서비스의 특징과 트랜드를 알면 무엇이 회화 실력 향상에 효과적인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내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아요. 물론, 하루에 6시간 이상 원어민과 1:1로 수업하고, 하루 종일 영어로 생각하고 말할 수 있는 “어학연수” 같은 환경을 이용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굳이 경제적인 부분을 따지지 않더라도 시간적인 여력 자체가 안 되는 분들이 많으므로, 간단히 온라인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들만 비교해봅시다.
인터넷으로 회화를 배울 수 있는 서비스는 크게 세 가지예요. 첫째는 가장 많은 분들이 알고 있고, 또 이용하고 있는 “동영상 강좌”이고, 둘째는 유명 연예인이 메인으로 등장한 인기 방송 프로그램 덕분에 시장이 크게 확장된 “자가학습 프로그램”이며, 끝으로, 원어민과 실시간으로 수업하는 “전화영어”, “화상영어”가 있죠. 자, 딱 생각해봐도 뭐가 가장 효과적일까요? 그럼, 여러분의 예상이 맞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먼저, 동영상 강좌는 일단 제작되고 나면 딱히 비용이 들지 않는 서비스로(물론, 스트리밍이나 다운로드 서비스를 위한 비용이 발생하긴 하지만 매출에 비하면 아주 미미함), 구현과 서비스가 쉽기 때문에 제공하는 업체가 가장 많은 분야입니다. 제공자가 많은 만큼 이용자 수도 많고요. 하지만 동영상 강좌는 일방적인 주입식 강의이기 때문에 정보를 이해하고 습득하기 위한 분야라면 모를까, 양방향 의사소통이 핵심인 회화를 배우기엔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나마 정보 전달뿐만 아니라 훈련까지 고려한 동영상 강좌들도 있긴 하지만, 그 역시 녹화된 훈련이라 벽 보고 말하는 느낌이며, 그것마저도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학습자가 훈련에 동참하지 않으면 말짱 꽝인 서비스이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동영상 강좌 서비스 외에도 약간의 자가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업체도 있지만, 이 역시 말하기 훈련이 아니라 문제 풀이식으로 아는 내용을 점검하기 위한 기능이나, 받아쓰기, 어휘학습 등 부가적인 기능들이라 회화 실력 향상에는 크게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사실, 이러한 점 때문에 동영상 강좌 시장을 선도하는 일부 업체들은 전화영어, 화상영어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지만, 전화영어, 화상영어는 동영상 강좌에 비해 서비스 제공을 위한 진입 장벽이 워낙 높아서 대부분 시작 후 얼마 못 가 서비스를 철수했답니다.
두 번째로, 자가학습 프로그램은 강사도 필요 없이 컨텐츠 가공만 하면 되기 때문에 프로그래밍에 어느 정도 자신 있는 업체들이 시장을 개척하고 진화시켜온 분야입니다. 과거엔 학부모들에게 잘 먹혀서 학원 등 주니어를 대상으로 한 교육업체에서 많이 이용했지만, 지금은 대부분 사라지고 두어 군데 정도만 제대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죠. 과거의 자가학습 프로그램은 대부분 선다형 문제 풀이, 받아쓰기 등 회화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기능들이었지만, 최근에는 음성인식 기술을 이용한 말하기 기능이 추가되어 학습자가 열심히만 한다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게 되었답니다. 요즘은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또는 일반인들의 인터뷰 동영상을 활용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강의식으로 진행되는 동영상 강좌보다 재미도 있죠. 하지만 이 역시 일방향 훈련이기 때문에 실전 감각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학습자의 의지와 의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재미”가 “실력”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구나, 문장의 성량만 비교하는 수준의 음성인식 기술을 가진 곳들이 대부분이라, 아무렇게나 말해도 높은 점수가 나오는 등 신뢰도가 많이 떨어지고 있죠. 자가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업체들도 동영상 강좌를 제작하는 등 약간의 융합형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지만, 자가학습용 컨텐츠와 동영상 강좌용 컨텐츠가 달라서 연계성이 없거나, 드라마나 애니메이션 등의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하다 보니 체계적인 회화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끝으로, 전화영어, 화상영어는 일반 음성 전화나 화상통신 등의 수단을 이용해 실시간 과외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실시간 수업 예약/취소/연기 등 다양한 기능이 필요하기 때문에 앞서 설명한 두 서비스에 비해 관리 시스템이 아주 복잡하고, 지진, 홍수 등 예상/통제할 수 없는 천재지변으로 인한 수업 장애 처리와 “강사 관리”라는 험난한 과제를 상시적으로 다루어야 해서 웬만한 경험과 노하우 없인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힘든 분야입니다. 게다가, 매출 중 상당 부분이 강사 인건비로 빠져나가고, 이에 대한 국가의 관리/감독/규제도 타 분야에 비해 심하기 때문에 적은 수익으로 많은 고생을 각오해야 하는 분야이기도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하기 실력은 자기 입으로 직접 연습한 시간에 비례한다”는 개념에서 볼 때 동영상 강좌나 자가학습 프로그램보다 회화 실력 향상에 훨씬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어서 “회화 학습”만을 놓고 볼 때 제공하는 업체 수가 가장 많은 분야이기도 합니다. 동영상 강좌와 자가학습 프로그램은 아무리 훈련을 중심으로 제작해도 결국엔 일방향 훈련이기 때문에 학습자가 훈련에 참여하지 않으면 끝이지만, 전화영어, 화상영어는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대화라 학습자가 직접 말을 해야 하는 환경이므로, 가볍게 생각해도 타 서비스들에 비해 회화 실력 향상에 효과적일 수밖에 없죠. 하지만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수업의 특성상 수강료 대비 실제 수업 시간이 아주 짧을 수밖에 없는데, 이로 인해 가장 효과적인 학습법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효과를 보장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서비스랍니다.
자, 여러분이 예상하던 답이 나왔나요? 아마도, 예상치 못한 답을 드렸을 것 같네요. 이렇게 설명 드린 이유는 이게 바로 세 서비스에 대한 현주소이기 때문입니다. 서비스마다 각각 장단점이 있죠. 하지만, “회화 실력 향상”만 놓고 선택하라면 전 당연히 전화영어, 화상영어를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전화영어, 화상영어는 아무리 짧아도 말할 기회가 있고, 또 말을 해야 수업이 진행되지만, 나머지 서비스들은 그렇지 않으니까요.
사실, 경제적인 측면을 배제한다면, 하루 종일 원어민과 대화를 나누는 게 가장 효과적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전화영어, 화상영어 서비스를 중심으로 현존하는 세 가지 서비스를 모두 융합하는 것이 회화 실력 향상을 위한 최고의 솔루션이 아닐까 생각해요. 전화영어 10분 수업을 기준으로, 인사와 잡담 등 낭비되는 시간을 제외하면 실제 학습 시간은 최대 9분 정도인데, 이는 한 달(20회) 수업해봤자 180분, 즉 세 시간밖에 안 된답니다. 이렇게 석 달 수강해봤자 어학연수 1~2일 한 것과 같은데, 이렇게 해서 말문이 열리면 그게 오히려 기적이겠죠? 하루 9분도 잘만 활용한다면 효과적이겠지만, 상당수 학습자들은 수업 중 어휘를 몰라서, 또는 문법을 몰라서 이 9분마저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합니다.
수업 전 수업과 관계된 문법이나 설명 등을 동영상 강좌로 학습하고, 자가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어휘를 미리 암기하면, 원어민 선생님과의 수업 시간은 온전히 유익한 대화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수업 후 학습 내용을 문제 풀이로 점검하고, 유용한 표현을 문장 단위로 훈련하는 가상의 랩실까지 제공한다면 회화 실력 향상을 위한 최고의 솔루션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런데 왜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없냐고요? 사실, 이런 서비스를 구현하려면 동영상 강좌, 어휘 학습, 원어민과의 수업, 문제 풀이, 랩실 훈련, 이 모든 학습이 가능한 컨텐츠가 있어야 하는데, 그 컨텐츠를 만들기도, 구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랍니다. 하지만 저희는 현재 이런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기대되시죠?
갑자기 저희를 자랑하는 내용으로 글이 바뀌었는데, 제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회화 학습자들은 이런 식으로 학습해야 회화 실력이 향상될 수 있으며, 서비스 제공자들은 앞으로의 서비스 개선 방향을 이런 식으로 잡아야 한다는 거예요.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를 찾으면 좋겠지만, 그런 업체가 없다면 지금까지 말한 내용을 정리하여 다음과 같이 학습해보세요.
1단계 : 수업 교재를 예습하면서 익숙지 않은 어휘는 따로 정리하여 외우고, 필요하다면 관련 문법 내용을 찾아 공부합니다. 절대로 수업 중에는 어휘를 모르거나 문법을 몰라서 헤매는 일이 없을 정도로 예습합니다.
2단계 : 원어민 선생님과 수업합니다. 학습자의 수준에 따라 말하는 비중이 다르겠지만, 5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최대한 말을 많이 합니다.
3단계 : 노트를 활용하거나 구글 드라이브 같은 문서 툴을 활용해 학습한 내용을 꼼꼼히 정리합니다. 학습한 내용은 반드시 잊어버리게 돼 있습니다. 따로 정리하여 주기적으로 복습해주어야 합니다.
4단계 : 당일 학습한 내용 중 유용한 표현을 문장 단위로 연습해줍니다. 이때 자세한 연습 방법은 [문장 훈련 방법] 글을 참고해주세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4단계입니다. 아무리 수업을 많이 해도 자기 입으로 훈련하는 시간이 없으면 실력이 늘지 않습니다. 아예 안 는다는 것은 거짓말이겠지만, 그 정도로 훈련이 중요하다는 말씀이에요. 과거, 모 대형 어학원 연구 소장님과 해당 어학원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시점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습니다. 공교롭게도 해당 어학원에서 랩실을 없애면서부터라더군요. 어학에서 랩실의 중요성은 절대적입니다. 즉, 회화 실력을 향상시키고 싶다면 자기 입으로 직접 훈련하는 시간이 꼭 있어야 합니다. 꼭 기억하세요. 회화 실력은 자기 입으로 직접 훈련한 시간에 비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