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등학교에 다니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심하게 배탈이 난 적이 있었어요.
제 기억으로는 화학 시간이었던 것 같은데, 어떤 이유에선지 선생님께서 피자 파티를 열어주셨어요. (분명 피자를 쏘는 이유를 말씀해 주셨겠지만, 그 당시 영어가 전혀 안 돼 무슨 말을 해도 이해 불능 상태였어요. ㅎㅎ)
피자를 여유 있게 시켜서인지 여러 조각을 먹었는데도 많이 남더라고요. 배가 불러 씩씩거리며 앉아 있는데, 선생님께서 저한테 오시더니 ‘You should have some more.’라고 하시는 거예요. 어라, 이 말씀은 ‘좀 더 먹어야 해.’인데……. 배가 터질 것 같았지만, 선생님 말씀을 어떻게 거역하겠어요. 그래서 한 조각 집어 들었더니 ‘You should have one more slice.’라고 하셔서 결국 두 조각을 집어 들었고, 그걸 다 먹은 후 배탈이 나서 종일 고생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알고 봤더니 ‘should’에는 ‘~해야 하다’라는 의미도 있지만, ‘Why don’t you~?’처럼 권유할 때 ‘~하지그래.’, ‘~해봐.’라는 의미로도 사용될 수 있어요. 그때 분명히 선생님은 나한테 ‘좀 더 먹지 그러니. 한 조각 더 먹지그래.’라고 ‘권유’하신 건데, 그것도 모르고 ‘먹어야 해.’라고 잘못 이해해 쓸데없이 배탈이나 나고. 에휴~ ㅠㅠ
A: How’s your pasta?
B: It’s pretty good. You should try some.
A: Can I?
B: Of course. Here. Take some.
A: 네 파스타 맛 어때?
B: 꽤 괜찮은데. 좀 먹어봐.
A: 그래도 돼?
B: 당연하지. 자, 여기. 좀 가져가.
- JD Kim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