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미국에서 애용했던 표현 중의 하나인 ‘Well’은, ‘글쎄…….’라고 하며 말하는 중간에 잠시 쉬어주거나 생각을 가다듬을 때 사용하는 아주 유용한 단어예요.
솔직히 영어도 제대로 못 하면서 이런 표현을 쓴다는 게 어떻게 보면 아이러니긴 하지만, 저처럼 입에서 영어가 팍팍 튀어나오지 않는 병에 걸린 사람들한테 이보다 유용한 표현은 없다고 생각해요, 하하.
처음에는 친구의 물음에 할 말이 바로 생각나지 않으면 단어나 표현이 생각날 때까지 아무 말 않고 가만히 있거나 ‘어…… 어…….’라고 말하곤 했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했더니 상대방이 내 대답을 기다리다가 지루해하며 하품을 하든가 얼굴을 살짝 찡그리며 답답해하는 표정을 짓더라고요. 큭……. 이건 안 되겠다 싶어 익힌 표현이 바로 ‘Well’이었어요. 이 녀석은 문장의 맨 앞이나 맨 뒤, 중간 등 어디에나 붙여 사용할 수 있답니다.
이젠 할 말이 바로 생각나지 않을 때 ‘어…… 어…….’가 아닌 ‘Well... well...’이라고 말해보세요. 프로는 아니더라도 아마추어 티 안 낼 수 있다면 좋잖아요, 하하.
이러면 노~
A: What’s your cell number, JD?
B: (Silent...)
A: ??? (so bored...yawning...dozzing off...)
B: Uh...It’s...uh...239-uh...uh...0379.
A:
제디, 네 폰 번호 뭐야?
B:
(속으로 생각 중. 2(two) 3(three) 9(nine)...)
A:
??? (너무 지루해서 하품하고 꾸벅꾸벅 졸고 있음.)
B:
어…… 어……. 239…… 어…… 어……. 0379.
이래야 예스~
A: What do you think of Phil?
B: Well, he seems to be a nice person.
A: And?
B: And he’s cute.
A:
필 어떻게 생각해?
B:
글쎄, 사람은 괜찮은 것 같아.
A:
그리고?
B:
그리고 귀엽기도 해.
- JD Kim 제공 -